나의 창업 이야기 [2] 나의 창업 이야기



자고로 미팅전에 상대의 정보를 조금이라도 알고 가는 것은 기본이라 생각한다. 그때도 지금도.
 투자 의향을 갖고 있다는 그 사람은 국내 불모지인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고 해외에 성공적으로 런칭한 사람이었다. 자수성가가 뭔지 온 몸으로 보여주는 느낌이랄까.

평소 생각하고 있던 게임의 개요를 문서로 만들어 보내고 만나기로 약속했다. 몇번의 만남을 통해 아주 쉽게 (지금 생각해 보면 투자 절차가 왜 이렇게 쉬웠나 싶다.) 투자 결정, 지분 분배, 법인 설립 등의 절차가 마무리 됐다. 잠시 몸 담았던 회사에 거짓없이 솔찍하게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 아주 고맙게도 날 불러줬던 이사님은 게임 완성되면 자기네 회사도 꼭 보여달라며 응원해줬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투자사 측에서 미리 세팅했던 팀 멤버에 대해서 브레이크를 건 것. 당시 같이 시작하기로 한 프로그래머는 뛰어난 실력과 준수한 품성으로 팀의 대들보 같은 존재였는데 그의 출신성분이 문제였다. 그의 최근 경력이 바다이야기 같은 류의 불법도박 게임 제작 업체였는데 그 부분이 불안하다는 것이었다. 실력 좋은 사람은 어딜가도 많으니 리스크를 안고가지 말자는 의견이었다.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었지만 나와 우리팀의 의견은 돈 준 사람의 의견에 의해 묵살 당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포기했다. 그래도 돈 준 사람인데 말들어야지 별 수 있어?라는 식의 논리로 나 스스로를 설득했고,  팀원들을 설득했다. 
 우리는 부랴부랴 갖 2년차인 프로그래머를 구했다. 지인의 추천으로 데려온 사람이라 성실도는 보장 받았지만 아무래도 경력의 한계에서 오는 문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첫 멤버 세팅에 실패했지만 우리는 통장에 돈이 많았다. 진짜 많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같은 놈한테 왜 그렇게 많은 투자금이 들어왔는지 이해할 수 가 없지만 아무튼 우리는 돈이 많았다.

우리가 개발하던 게임은 RPG + 보드게임 의 형식이었다. 당시 모두의 마블이 양대마켓의 탑을 놓치지 않고 있었던 영향이 없지 않지만 그것보다 내 성향 자체가 남들하는걸 따라하지는 않는 성향이었기 때문에 선택한 프로젝트였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이 그러하듯 프로토타입 까지는 수월했다. 우리의 프로토타입은 투자자가 만족했고 무슨 운빨인지 이 버전으로 한번 더 투자를 유치했다. 그래서 우리는 돈이 더 많아졌다. 이때까지 우리는 투자사 사무실 한켠에 몰려 일하고 있었는데 또 한번의 투자 유치 성공과 동시에 같은 건물 다른층에 사무실을 구했다. 인테리어도 삐까뻔쩍하게 했다. 통유리 회의실도 만들었다. 엄청 넓은 사무실에 덜렁 우리 (당시 5명) 만 있었다. 사무실 빈곤간에서 하프코트 농구를 해도 넉넉할 정도로 큰 사무실이었다. 이 역시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왜 그랬을까 싶을 정도로 상식을 벗어나지만 그때는 그게 그렇게 뿌듯했다.  아마도 현실감각이 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이때 쓴 비용이 (보증금 + 인테리어 + 집기 구매) 대략 1억에 약간 못 미쳤다. 그렇다 나는 미쳤었다.

새 직원도 뽑고 장비도 좋은 장비로 구매하고, 비싼 음식으로 회식도 하고... 물론 개인적으로 돈을 사용하진 않았다. 창업당시 만났던 법무사님께서 회사돈 개인적으로 쓰다가 걸려서 큰일난 어떤 스타트업 대표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엄청 겁이 났었다. 농담삼아 "에라이 그때 좀 해먹을껄" 이라는 말을 하긴 하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 간다고 해도 개인적으로 그럴 생각은 없다. 

 처음 합류했던 3D 디자너분께서 데려온 원화가와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가 합류 했다.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보지 못했고, 이력서를 받거나 면접을 본적은 없지만 같이 창업한 멤버가 데려온 사람이었기에 아무 의심을 하지 않았다. 다 지난일에 책임을 떠 넘기는 것은 비겁한 일이지만, 확실히 이 시기 채용된 직원들은 문제가 있었다.  이 무렵 우리 회사의 직원수는 8명이었는데, 이 조그만 회사에 그룹이 생기기 시작 했기 때문이었다. 조그만 스타트업에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으쌰으쌰 한 분위기를 만드는건 모두의 몫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은 생각이 조금 달랐던 것 같다. 입사 후 몇주가 지나지 않아 그들은 지분을 요구했다. 엄청나게 많은 지분을 요구한 것은 아니었지만 좀 이상하다 생각이 들었다. 이때부터라도 선을 그었다면 조금 괜찮아 지지 않았을까..

 이들의 지분 요구는 당장 진행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런칭 후 지분과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는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그들은 다른 직원들 (창업 멤버를 제외한)에게 이 사실을 모두 알렸고, 결국 창업 멤버들을 제외한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분 양보, 인센티브 지급 계약서를 작성했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스타트업의 지분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이며, 돈을 벌지 말지 아직 알 수 없는 이 게임의 매출 대비 인센티브 지급 계약이 무슨 소용이었나 싶었지만 그걸로 그들이 동기부여되서 조금이라도 더 괜찮은 게임이 나온다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럴수만 있다면 내가 갖고 있는 지분따위는 모두 나눠줘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 없긴 하지만, 검증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정도로 배려해 주는 일은 멍청했던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뒤로 진짜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내 기억으론 2~3주 내외) 역시나 이게 문제가 됐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등기 이사혔던 서버 프로그래머형이 화가 났던 것이다. 이 형은 전 회사를 정리하고 넘어 오느라 계약이 체결되던 시기에 회사에 없는 상태였고, 나는 바보같이 그런 계약을 써 버리고 만 것이다. 사단이 난건 이 형이 회사로 들어온 뒤였다.
 이해할 수 없는 계약에 분개한 서버 프로그래머형은 계약 체결을 요청했던 최초 두명을 불러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이때 좀 강한 어투로 이야기를 했는지, 그걸로 기분이 상한 그들이 그들이 따로 놀기 시작했다. 물론 새로 뽑았던 직원들에게 무슨 얘기를 했는지 그들까지 의기투합한 상태로 회사는 딱 반토막으로 나눠졌다.

그렇게 우리 게임은 더 낫은 게임성을 위한 고민과 노력보다 아직 확실치도 않은 밥그릇 쟁탈전을 진행하며, 프로토타입에서 알파 버전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나의 창업 이야기. [1] 나의 창업 이야기

약 5년간의 길다면 길고 짧다고하면 짧은 사업이 며칠전 최종 폐업을 마지막으로 종료 되었다.

내게 남은건 배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한뼘 정도의 흉한 수술 자국과 약 2억 정도의 빚. 그리고 심한 난독과 난청 증상, 안경이 없으면 운전이 불가능 할 정도로 떨어진 시력 정도였다.

5년의 시간을 정리 할 겸, 혹시라도 창업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약간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간의 일들을 편하게 써 볼까 한다.


창업을 하던 해인 2013년 여름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다. 그 정도로 정신이 없던것인지. 뇌가 지워 버린건지 모르지만 아무튼 별 기억이 없다. 지우개로 슥삭 슥삭 지운 것 처럼.

창업하기 2~3년 전 PC MMORPG 를 만들던 시기 (2010년 정도로 기억됨). 갑자기 런칭된 아이폰 3GS는 충격이었다. 스무살 때 아무것도 모르고 핸드폰 게임 회사를 만들자! 해서 만들었던 작은 회사의 경험이후 핸드폰 게임은 게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와는 완전 다른 이건 뭔가 싶었다. 아마 현재 모바일게임 개발사에서 일하고 있는 나와 비슷한 경력의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암튼 나는 스마트폰이라는 기계에 대한 호기심에 이끌려 과감히 회사를 그만두고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로 이직을 결심했고, 군대 전역 후 일했던 회사가 나름 이름 있는 (지금도 잘나가고 있는) 회사의 경력 덕분에 어렵지 않게 이직 할 수 있었다. 
 당시 (2010년쯤) 대한민국 게임업계는 모바일게임 개발 경력을 무시하고 PC 게임 그것도 MMORPG 개발 경력을 엄청난 훈장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는 나름 괜찮은 이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지 이직한 회사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배짱이었는지 이해가 1도 안돼지만, 당시 나는 아주 당당하게 투잡을 뛰었다. 낮에는 게임회사 개발팀 기획자로, 저녁엔 동대문역 근처에 위치한 게임스쿨에서 저녁반 게임 기획 강사로. 몸은 죽을정도로 힘들었지만 재미 있는일도 많았고, 내가 창업을 해도 돼겠다는 확신을 준 시기였다. (망할...) 

학생들을 가르쳤던 경험, 이직한 회사에서 몇개의 런칭 경험, 국내 유명 mmorpg 개발사 근무 경력 (이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등등 자신감이 하늘 끝까지 솟구치던 그 시기. 나는 또 한번의 이직을 하게 됐다. 아는 분 소개로 만난 모 업체의 이사님이셨는데, 그 회사는 내가 스무살때 핸드폰 게임 만들때 부터  쭉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회사였다. 뭔가 엄청나게 배울 것이 많을 것 같았다. 회사 이름을 검색해 보니 한때 내가 폰 두대를 돌려가면서 즐겼던 게임을 만들었던 회사였다. 그 회사의 이직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1. 약 15명 규모의 팀을 맡아 줄 것
  2. 내가 원하는 게임이 사업성만 검증된다면 기간에 대한 제한은 하지 않음
  3. 내가 원하는 프로젝트를 하기전에 회사 차원에서 진행중인 프로토타입 프로젝트를 마무리 해 줄 것
꽤 괜찮은 조건 아닌가?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정도였던 내게 최상의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다른 고민없이 그 회사로 이직하게 됐다. (물론 전에 다니던 그 회사에선 여러 이벤트들이 있었기 때문에 고민없이 이직 할 수 있었다.)

이직한 회사에선 뭐... 그냥 그랬다. 팀원이 15명은 맞았지만 프로그래머는 2년차 경력에 자존심만 하늘을 찌르는 (나 보다 더) 사람이었고, 디자인팀은 실력은 있으나 성격이 안좋아서 회사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 공포의 외인구단 같은 느낌이었다. 진짜 그랬다. 어차피 이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건 아니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지만, 이 회사에서 만난 사람중에 제일 성격이 안좋았던 사람은 지금도 형님 동생 하면서 가끔 만나 우리 언제 다시 같이 일하냐는 헛소리를 주고 받으며 지낸다. (안해요...)

암튼, 내 창업은 시작은 여기서 부터다.
 학원에서 강사 할때 학생이었던 사람중에 한명 (나이도 나보다 훨씬 많았고, 경력도 있고 회사를 다니고 있었지만 실력에 대한 믿음이 없었는지 학원을 보냈다. 그게 내 수업이었다.) 이 연락해 왔다.

"쌤 잘 지내세요?"
"넹. 무슨일로? A/S기간 끝났는데염"
"ㄴㄴ 그게 아니라. 전화로 할만한 얘기는 아니라서. 좀 만나실래요?"
"ㅇ_ㅇ??? 음?? 네 뭐. 그러죠"

그렇게 만난 사람의 이야기는 현재 자기가 일하고 있는 회사 대표님이 투자 할 회사를 찾고 있다. 나랑 공부하고 자기가 회사에서 힘이 좀 생겼다. (무슨 소리신지..) 그래서 내가 선생님을 추천했다. 뭐 그런 얘기였다. 당시 일하던 회사 (이직한지 얼마 안되는 공포의 외인구단) 에 그다지 정을 붙이지도 않았었고, 그 회사로 이직한 이유 자체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이었기 때문에 솔깃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들어 보고는 일단 투자하겠다고 하는 사람을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분명히 '일단' 만나보자고 했다. 일단이었다..



난독 증상이 생기고 나서 부터 글을 쓰는게 너무 힘드네요. 너무 읽기 힘드신 않으셨는지... 아니 그전에 몇분이나 읽으실지.. ㅋㅋ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나머지는 내일 다시 쓸께요!

고민고민하다가 gpd win 을 주문!!! 일상



10년 전 다니던 회사 실장님이 SONY 의 UMPC 를 사용 하셨드랬지..


<이렇게 생긴녀석...>

호기심에 잠깐씩 빌려서 만져 봤을때 윈도우가 돌아가는 그 조그만한 녀석에 한껏 반해 버렸었다.

물론 아이패드가 시리즈 별로 약 4개.. (모두 현역)
게임용으로 구매 한 안드로이드 패드 3종 (난 대체 뭐하는 놈이니..)
을 사용하고 있지만 역시나 "내 손안에 작은 (윈도우)컴퓨터" 는 언제나 로망이었다.

그러던 중! 두둥! 오랜만에 UMPC 를 검색하다가 발견한 GPD WIN!!!!
유튜브에서 검색해 봤더니 재미있게 즐겨 했던 "온라인 게임" 이 돌아가는 영롱한 그 녀석을 볼수 있었다.



<하앍... 짤방 문제 있으려나...>

하지만 비루한 지갑 사정이라....... 몇달은 고민 고민하다가 결국 오늘 할부로 지름...
하.. 이렇게 쉽게 무너지다니.. ㅠㅠ

저녁 약속이 있어서 나갔다가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옆사람이 GPD WIN으로 게임(철권이었던가..)을 하는 모습을 발견
집에 들어와서 고민 없이 폭풍 검색을 시작함..

중고로운 평화나라에 올라온 몇개의 판매글을 보고 문잘르 보내 봤는데.. 뭔가 좀 시큰둥한 느낌..
게다가 전자기기는 중고로 사거나 팔지 않던 내 모습이 갑자기 떠올라 신품 구매 경로를 찾다가 qoo10.com 을 통해 구매를 결정!!


<이렇게 생김. 검색으로 퍼옴..>

저 게임이 뭔지는 모르지만 저 영롱한 모습에 구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게다가 이 영상을 보고 구매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디아블로 안한지는 좀 됐지만.. 이런 모습이라니!!! 이건 사야 하는거야!!

디아블로 플레이영상 올리려고 찾아보니..아까 그 지하철에서 내 눈을 현혹시킨 자는 철권을 한게 맞는듯..


후...
한 열흘 정도 걸릴테니까.. 그 동안 이 녀석으로 어떤 게임을 할지 생각해 둬야지...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빛무리 끄적 끄적 낙서장



당신의 머리뒤로 후광처럼 빛 무리가 진다.
빛무리 사이로 당신의 미소가 흘러 나온다.

그래서 나는 당신을 영원히 바로 보지 못할 것 같다.

끄적 끄적 낙서장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내려달리다 나를 넢어버리는 내 그림자에 놀라 가슴이 벌렁거렸다.


겁이 많아진 것 같다.

제목없음 끄적 끄적 낙서장


- 넌 내가 남자친구가 생겼다는데 아무렇지도 않아?
- 어? 무슨 소리야 갑자기?
- 내가 생각지도 못 하던 사람한테 고백 받고 사귀게 됐는데, 넌 아무렇지 않냐고.
- 뭐야 하고 싶은 말이?
- 됐다. 나한테 맨날 눈치 없다더니 눈치는 지가 더 없네.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알 수 없는 무거운 공기가 흘렀다.
사실 공기가 무거운 이유를 남자는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남자는 눈 앞에 있는 커피잔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여자는 창 밖에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 모르는거 아니야.

오랜 정적을 깬건 남자의 목소리였다.
여자는 남자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남자를 봤다.

- 내가 해 줄 수 있는게 없어
- 뭐?
여자는 답답했다.

- 그동안 나한테 해준건 뭐였어? 우리 같이 보낸 시간이며, 너랑 처음 해 봤던 것들.. 생각만 해도 이렇게 좋은데..
- 친구잖아. 우리..
남자의 말 끝은 너무나 무거웠다. 너무 무거워 발밑으로 흘러 내렸고, 건물을 뚫고 땅속 깊숙이 박혔다.

여자의 휴대폰이 요란스럽게 울렸다. 그녀의 남자친구였다.

- 네, 저 지금 친구..랑 카페에요. 네, 기다리고 있어요 도착하면 연락 주세요

신경질적으로 종료 버튼을 여러번 누른 여자가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 온데. 내가 이 카페 문을 나서면 우린 끝이야. 아마도 친구 관계도 끝이겠지. 무슨 말인지 알아?

남자의 시선은 커피잔에서 떠나지 않았다.

- 미안해
- 그래. 니 생각이 그렇다면 나도 어쩔 수 없지. 고맙다. 확실하게 거절해 줘서.

여자는 주섬주섬 짐을 챙겼다. 남자의 시선은 커피잔을 떠날 줄 몰랐다.

- 간다. 잘 살아라. 그동안 고마웠다.

여자는 모든것을 체념한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 야.

고개를 숙인 남자가 여자를 불렀다.

- 친구 관계로도.. 계속 보면 안되냐..

여자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 친구 관계.. 좋지. 근데 왜 꼭 친구 관계여야 하는데? 야. 나 좀 봐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 뭐야. 울어? 왜 울어 미친. 눈물 닦아

남자는 손수건을 건넨 여자의 손을 잡았다. 여자는 깜짝 놀랐지만 손을 빼지 않고 남자의 목소리를 기다렸다.

- 다시 한번 꼭 잡아보고 싶었어. 따뜻하다 니 손. 전에 우리 새벽까지 술 먹고 손 잡고 걸었던거 기억나?
- 몰라 너무 취해서 어렴풋해

여자는 일부로 더 쌀쌀맞게 대답했다.

- 난 그날 참 좋았다? 다시는 누구 손을 잡을 수 있을꺼라고 상상도 못 했었거든. 그날도 너무 따뜻했어. 그날 니가 안아줬을 때도. 너무 좋았어. 미안해. 그때 부터 널 좋아 하고 있었어. 미안해 진짜 미안해.
- 내가 안아줬을 때 좋아해서 미안하다고? 아님 그때 부터 나 좋아해서 미안하다고?
- 둘다. 아니 모르겠어. 그냥 미안해
- 좋아 하는게 왜 미안한 일이야? 말 장난하냐?
- 처음엔 그냥 신기했어. 나랑 너무 다름 삶을 사는 사람이라서. 게다가 나한테 친구라고 말하고 다른 사람한테 못하는 고민도 이야기 하고, 니 연애 얘기도 시시콜콜 다 이야기 하는 것도.. 그냥 다.
- 야 그건.. 내가 그동안 연애를 너무 편하게 해서 잘 모르는거 물어 본 거였잖아.
- 응. 맞아 그랬지. 그래서 더 신기했고, 호기심이 생겼어. 얜 뭘까 하고.
- 미친. 그래 그랬다고 치고, 왜 나 좋아 한다는 말 안했어?

남자는 움찔 했다.
여자는 남자의 그 모습이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 너 맨날 그랬지? 왜 내 얘기는 하지 않는거냐고. 말할 수 없었어. 너랑 너무 다르게 살아와서.. 내 얘기 하면 니가 사라질 것 같았거든. 지금 니 남자친구는 너랑 비슷한거 같아. 너는 너랑 비슷한 사람이 좋다며. 

여쟈의 전화가 울렸다.

- 아씨.. 잠깐만, 여보세요? 네.. 네 맞아요 거기. 지금 나갈께요 잠시만요

남자는 스르륵 여자의 손을 놨다. 여자는 아무말 없이 남자의 손을 바라봤다.

-나가봐.

남자는 짧게 말하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여자는 남자의 손을 다시 잡았다.

- 그래. 갈께. 지금은 가는게 맞는거니까. 연락할께 남은 얘기 더 하자. 알았지? 나도 너한테 해 줄 말이 많아. 내 연락 꼭 기다리고 있어. 알았지?

여자는 내려놨던 가방을 챙겨들고 서둘러 카페를 빠져나갔다.
남자는 여자의 뒷 모습을 바라봤다. 다시 멍해지는 것 같았다.

-띠링

남자의 휴대폰이 메세지가 도착했음을 알렸다.

- 밥만 먹고 연락할께. 너한테 갈께. 너 혼자 결정하지 말고 나한테도 기회를 줘.

여자의 메세지였다.

- 응, 미안해. 내가 데이트 방해 했네. 재미있는 시간 보내.

남자의 메세지를 받은 여자는 미감을 찌푸렸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 때 남자의 전화가 울렸다. 여자였다.
남자는 한참을 망설였다. 그 사이 전화는 끊겼다.
다시 전화 벨이 울렸다. 역시 여자였다.

- 응
- 뭐야 어디야 내가 기다리랬지?
- 미안. 좀 걷고 있었어. 다시 갈께.

남자는 여자가 기다리고 있을 곳을 향해 방향을 옮겼다.
남자의 발걸음은 점점 빨라졌고, 뛰기 시작했다.
남자의 눈 앞에 여자가 보였다. 남자는 뜀을 멈추지 않았다.
남자가 여자 앞에 섰다.

- 뭐가 이렇게 늦어? 빨리와. 추워. 안아줘
- 응?

남자는 어리둥절 했다.

- 니가 안아달라고. 따뜻하고 좋았다며, 지금 술 안마셨으니까 나도 분명히 따뜻하고 좋을꺼야. 빨리 안아줘.

여자는 가만히 남자를 쳐다봤다.
남자는 양팔을 활짝 벌렸다.

- 이리와 안아줄께. 내가 잘 할께. 고마워.

아쉬움 끄적 끄적 낙서장


너의 이름이 내 코 끝에 닿았다.
잡아보려 했지만 흩어져 사라졌다. 잡을 수 없었다.
아쉬움에 몸을 돌렸을 때 
그곳에 너의 이름을 가득담은 그 아이가 나를 보고 있었다.

너의 이름을 불러볼까 했다.
목구멍까지 올라찬, 벅찬 너의 이름은
내 혀끝을 떠나지 못 했다.
내 한숨과 함께 깊숙히 삼켜졌다.

발모양 끄적 끄적 낙서장


늦은 퇴근길
무심코 고개를 숙여 신발을 봤는데 내 발 모양이 이상했다.

초승달처럼 휘어 있다고 해야하나.
휘어진 모양의 신발을 보며 걷다보니 내 발걸음이 보였다.
아. 걸을때 내 발모양은 이렇구나.
내 무릎은 이렇게 움직이는구나 생각했다.

뭐든 가만히 지켜보면 보이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내 삶을 가만히 지켜보기로 했다.

늙은 개의 시선 끄적 끄적 낙서장


늙은 개는 슬슬 차가워지는 인도에 배를 깔고 눈을 꺼벅이며 지나가는 이들을 살피다 귀찮은지 눈을 감는다.
주인이 없는 것일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어 해 보인다.

눈이 부셔 눈을 감아도 빛이 느껴진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눈을 감아도 어둠이 느껴진다.
고통을, 짓눌림을, 눈을 감아 피할 수 없다.

늙은개는 제 주인의 부름에 냉큼 사라졌다. 늙은개는 어떤 모습을 보고 있었을까 그 자리에 섰다.

눈을 감고 늙은 개의 시선을 느꼈다.
외로움이었다. 늙은개의 시선은 외로움 이었다.

트위터를 보다가. 일상

며칠 트윗을 못보다가 봤더니.
요즘 하는 게임 때문에 팔로우 해놨던 트친분들께서 전국 디바 협회 (이하 전디협) 관련 트윗들을 리트윗하면서 저마다 한마디씩 달아 놓은 글들이 있어서 멍하니 읽어 봤네요. (마침 일이 한가해짐.)

그녀들이 "한남" 이라 부르는 특정인인지 특정 집단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어떤 남자분께서 "디바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면 고소 당함 ㅋ" 라고 말했나 봅니다.
근데 정작 블리자드 수석 디자이너께서 감동 받았다 라고 발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남" 이라는 존재와 불특정 다수의 (아니 어쩌면 대한민국에 사는 남성이라는 성별을 갖고 있는 인간 종족의 생물들 모두가 )조롱의 대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녀들의 광분에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작년에 사회적으로도 큰 사건였던 메갈리안이나 워마드 (맞나요? 아니면 죄송) 에 관련되서도 잘 알지 못합니다만 . 페미니스트인 분의 블로그의 포스팅을 읽어보면서 어느정도 이해는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들이 욕하는 한남에 나는 포함되지 않고, 한남이라 불리는 그들이 칭하는 김치녀에 내가 아는 그녀들은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그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것 같아서 조금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서로에 대한 원색적인 조롱과 비난을 서슴없이 날렸습니다. 게임에서 만났던 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는데 말이죠.

동의합니다. 세상 모든 존재는 존중 받아야 합니다. 모든 것에 있어서 평등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투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너무 거칠고 음성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숨길 수 있는 상황에선 더욱 용감해 지는게 사람이니까요. 밝은 곳에서 덜 거칠고 현실적인 방법을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즐겨 플레이 하는 오버워치라는 게임을 통해서 관심을 갖게 된 이 이야기였지만 앞으로는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볼까 합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결혼을 하게 된다면 아내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고, 딸을 낳는다면 그 딸이 겪을 일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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