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고민하다가 gpd win 을 주문!!! 일상



10년 전 다니던 회사 실장님이 SONY 의 UMPC 를 사용 하셨드랬지..


<이렇게 생긴녀석...>

호기심에 잠깐씩 빌려서 만져 봤을때 윈도우가 돌아가는 그 조그만한 녀석에 한껏 반해 버렸었다.

물론 아이패드가 시리즈 별로 약 4개.. (모두 현역)
게임용으로 구매 한 안드로이드 패드 3종 (난 대체 뭐하는 놈이니..)
을 사용하고 있지만 역시나 "내 손안에 작은 (윈도우)컴퓨터" 는 언제나 로망이었다.

그러던 중! 두둥! 오랜만에 UMPC 를 검색하다가 발견한 GPD WIN!!!!
유튜브에서 검색해 봤더니 재미있게 즐겨 했던 "온라인 게임" 이 돌아가는 영롱한 그 녀석을 볼수 있었다.



<하앍... 짤방 문제 있으려나...>

하지만 비루한 지갑 사정이라....... 몇달은 고민 고민하다가 결국 오늘 할부로 지름...
하.. 이렇게 쉽게 무너지다니.. ㅠㅠ

저녁 약속이 있어서 나갔다가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옆사람이 GPD WIN으로 게임(철권이었던가..)을 하는 모습을 발견
집에 들어와서 고민 없이 폭풍 검색을 시작함..

중고로운 평화나라에 올라온 몇개의 판매글을 보고 문잘르 보내 봤는데.. 뭔가 좀 시큰둥한 느낌..
게다가 전자기기는 중고로 사거나 팔지 않던 내 모습이 갑자기 떠올라 신품 구매 경로를 찾다가 qoo10.com 을 통해 구매를 결정!!


<이렇게 생김. 검색으로 퍼옴..>

저 게임이 뭔지는 모르지만 저 영롱한 모습에 구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게다가 이 영상을 보고 구매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디아블로 안한지는 좀 됐지만.. 이런 모습이라니!!! 이건 사야 하는거야!!

디아블로 플레이영상 올리려고 찾아보니..아까 그 지하철에서 내 눈을 현혹시킨 자는 철권을 한게 맞는듯..


후...
한 열흘 정도 걸릴테니까.. 그 동안 이 녀석으로 어떤 게임을 할지 생각해 둬야지...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빛무리 끄적 끄적



당신의 머리뒤로 후광처럼 빛 무리가 진다.
빛무리 사이로 당신의 미소가 흘러 나온다.

그래서 나는 당신을 영원히 바로 보지 못할 것 같다.

끄적 끄적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내려달리다 나를 넢어버리는 내 그림자에 놀라 가슴이 벌렁거렸다.


겁이 많아진 것 같다.

제목없음 끄적 끄적


- 넌 내가 남자친구가 생겼다는데 아무렇지도 않아?
- 어? 무슨 소리야 갑자기?
- 내가 생각지도 못 하던 사람한테 고백 받고 사귀게 됐는데, 넌 아무렇지 않냐고.
- 뭐야 하고 싶은 말이?
- 됐다. 나한테 맨날 눈치 없다더니 눈치는 지가 더 없네.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알 수 없는 무거운 공기가 흘렀다.
사실 공기가 무거운 이유를 남자는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남자는 눈 앞에 있는 커피잔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여자는 창 밖에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 모르는거 아니야.

오랜 정적을 깬건 남자의 목소리였다.
여자는 남자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남자를 봤다.

- 내가 해 줄 수 있는게 없어
- 뭐?
여자는 답답했다.

- 그동안 나한테 해준건 뭐였어? 우리 같이 보낸 시간이며, 너랑 처음 해 봤던 것들.. 생각만 해도 이렇게 좋은데..
- 친구잖아. 우리..
남자의 말 끝은 너무나 무거웠다. 너무 무거워 발밑으로 흘러 내렸고, 건물을 뚫고 땅속 깊숙이 박혔다.

여자의 휴대폰이 요란스럽게 울렸다. 그녀의 남자친구였다.

- 네, 저 지금 친구..랑 카페에요. 네, 기다리고 있어요 도착하면 연락 주세요

신경질적으로 종료 버튼을 여러번 누른 여자가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 온데. 내가 이 카페 문을 나서면 우린 끝이야. 아마도 친구 관계도 끝이겠지. 무슨 말인지 알아?

남자의 시선은 커피잔에서 떠나지 않았다.

- 미안해
- 그래. 니 생각이 그렇다면 나도 어쩔 수 없지. 고맙다. 확실하게 거절해 줘서.

여자는 주섬주섬 짐을 챙겼다. 남자의 시선은 커피잔을 떠날 줄 몰랐다.

- 간다. 잘 살아라. 그동안 고마웠다.

여자는 모든것을 체념한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 야.

고개를 숙인 남자가 여자를 불렀다.

- 친구 관계로도.. 계속 보면 안되냐..

여자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 친구 관계.. 좋지. 근데 왜 꼭 친구 관계여야 하는데? 야. 나 좀 봐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 뭐야. 울어? 왜 울어 미친. 눈물 닦아

남자는 손수건을 건넨 여자의 손을 잡았다. 여자는 깜짝 놀랐지만 손을 빼지 않고 남자의 목소리를 기다렸다.

- 다시 한번 꼭 잡아보고 싶었어. 따뜻하다 니 손. 전에 우리 새벽까지 술 먹고 손 잡고 걸었던거 기억나?
- 몰라 너무 취해서 어렴풋해

여자는 일부로 더 쌀쌀맞게 대답했다.

- 난 그날 참 좋았다? 다시는 누구 손을 잡을 수 있을꺼라고 상상도 못 했었거든. 그날도 너무 따뜻했어. 그날 니가 안아줬을 때도. 너무 좋았어. 미안해. 그때 부터 널 좋아 하고 있었어. 미안해 진짜 미안해.
- 내가 안아줬을 때 좋아해서 미안하다고? 아님 그때 부터 나 좋아해서 미안하다고?
- 둘다. 아니 모르겠어. 그냥 미안해
- 좋아 하는게 왜 미안한 일이야? 말 장난하냐?
- 처음엔 그냥 신기했어. 나랑 너무 다름 삶을 사는 사람이라서. 게다가 나한테 친구라고 말하고 다른 사람한테 못하는 고민도 이야기 하고, 니 연애 얘기도 시시콜콜 다 이야기 하는 것도.. 그냥 다.
- 야 그건.. 내가 그동안 연애를 너무 편하게 해서 잘 모르는거 물어 본 거였잖아.
- 응. 맞아 그랬지. 그래서 더 신기했고, 호기심이 생겼어. 얜 뭘까 하고.
- 미친. 그래 그랬다고 치고, 왜 나 좋아 한다는 말 안했어?

남자는 움찔 했다.
여자는 남자의 그 모습이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 너 맨날 그랬지? 왜 내 얘기는 하지 않는거냐고. 말할 수 없었어. 너랑 너무 다르게 살아와서.. 내 얘기 하면 니가 사라질 것 같았거든. 지금 니 남자친구는 너랑 비슷한거 같아. 너는 너랑 비슷한 사람이 좋다며. 

여쟈의 전화가 울렸다.

- 아씨.. 잠깐만, 여보세요? 네.. 네 맞아요 거기. 지금 나갈께요 잠시만요

남자는 스르륵 여자의 손을 놨다. 여자는 아무말 없이 남자의 손을 바라봤다.

-나가봐.

남자는 짧게 말하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여자는 남자의 손을 다시 잡았다.

- 그래. 갈께. 지금은 가는게 맞는거니까. 연락할께 남은 얘기 더 하자. 알았지? 나도 너한테 해 줄 말이 많아. 내 연락 꼭 기다리고 있어. 알았지?

여자는 내려놨던 가방을 챙겨들고 서둘러 카페를 빠져나갔다.
남자는 여자의 뒷 모습을 바라봤다. 다시 멍해지는 것 같았다.

-띠링

남자의 휴대폰이 메세지가 도착했음을 알렸다.

- 밥만 먹고 연락할께. 너한테 갈께. 너 혼자 결정하지 말고 나한테도 기회를 줘.

여자의 메세지였다.

- 응, 미안해. 내가 데이트 방해 했네. 재미있는 시간 보내.

남자의 메세지를 받은 여자는 미감을 찌푸렸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 때 남자의 전화가 울렸다. 여자였다.
남자는 한참을 망설였다. 그 사이 전화는 끊겼다.
다시 전화 벨이 울렸다. 역시 여자였다.

- 응
- 뭐야 어디야 내가 기다리랬지?
- 미안. 좀 걷고 있었어. 다시 갈께.

남자는 여자가 기다리고 있을 곳을 향해 방향을 옮겼다.
남자의 발걸음은 점점 빨라졌고, 뛰기 시작했다.
남자의 눈 앞에 여자가 보였다. 남자는 뜀을 멈추지 않았다.
남자가 여자 앞에 섰다.

- 뭐가 이렇게 늦어? 빨리와. 추워. 안아줘
- 응?

남자는 어리둥절 했다.

- 니가 안아달라고. 따뜻하고 좋았다며, 지금 술 안마셨으니까 나도 분명히 따뜻하고 좋을꺼야. 빨리 안아줘.

여자는 가만히 남자를 쳐다봤다.
남자는 양팔을 활짝 벌렸다.

- 이리와 안아줄께. 내가 잘 할께. 고마워.

아쉬움 끄적 끄적


너의 이름이 내 코 끝에 닿았다.
잡아보려 했지만 흩어져 사라졌다. 잡을 수 없었다.
아쉬움에 몸을 돌렸을 때 
그곳에 너의 이름을 가득담은 그 아이가 나를 보고 있었다.

너의 이름을 불러볼까 했다.
목구멍까지 올라찬, 벅찬 너의 이름은
내 혀끝을 떠나지 못 했다.
내 한숨과 함께 깊숙히 삼켜졌다.

발모양 끄적 끄적


늦은 퇴근길
무심코 고개를 숙여 신발을 봤는데 내 발 모양이 이상했다.

초승달처럼 휘어 있다고 해야하나.
휘어진 모양의 신발을 보며 걷다보니 내 발걸음이 보였다.
아. 걸을때 내 발모양은 이렇구나.
내 무릎은 이렇게 움직이는구나 생각했다.

뭐든 가만히 지켜보면 보이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내 삶을 가만히 지켜보기로 했다.

늙은 개의 시선 끄적 끄적


늙은 개는 슬슬 차가워지는 인도에 배를 깔고 눈을 꺼벅이며 지나가는 이들을 살피다 귀찮은지 눈을 감는다.
주인이 없는 것일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어 해 보인다.

눈이 부셔 눈을 감아도 빛이 느껴진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눈을 감아도 어둠이 느껴진다.
고통을, 짓눌림을, 눈을 감아 피할 수 없다.

늙은개는 제 주인의 부름에 냉큼 사라졌다. 늙은개는 어떤 모습을 보고 있었을까 그 자리에 섰다.

눈을 감고 늙은 개의 시선을 느꼈다.
외로움이었다. 늙은개의 시선은 외로움 이었다.

트위터를 보다가. 일상

며칠 트윗을 못보다가 봤더니.
요즘 하는 게임 때문에 팔로우 해놨던 트친분들께서 전국 디바 협회 (이하 전디협) 관련 트윗들을 리트윗하면서 저마다 한마디씩 달아 놓은 글들이 있어서 멍하니 읽어 봤네요. (마침 일이 한가해짐.)

그녀들이 "한남" 이라 부르는 특정인인지 특정 집단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어떤 남자분께서 "디바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면 고소 당함 ㅋ" 라고 말했나 봅니다.
근데 정작 블리자드 수석 디자이너께서 감동 받았다 라고 발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남" 이라는 존재와 불특정 다수의 (아니 어쩌면 대한민국에 사는 남성이라는 성별을 갖고 있는 인간 종족의 생물들 모두가 )조롱의 대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녀들의 광분에는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작년에 사회적으로도 큰 사건였던 메갈리안이나 워마드 (맞나요? 아니면 죄송) 에 관련되서도 잘 알지 못합니다만 . 페미니스트인 분의 블로그의 포스팅을 읽어보면서 어느정도 이해는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들이 욕하는 한남에 나는 포함되지 않고, 한남이라 불리는 그들이 칭하는 김치녀에 내가 아는 그녀들은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그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것 같아서 조금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서로에 대한 원색적인 조롱과 비난을 서슴없이 날렸습니다. 게임에서 만났던 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는데 말이죠.

동의합니다. 세상 모든 존재는 존중 받아야 합니다. 모든 것에 있어서 평등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투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너무 거칠고 음성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를 숨길 수 있는 상황에선 더욱 용감해 지는게 사람이니까요. 밝은 곳에서 덜 거칠고 현실적인 방법을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즐겨 플레이 하는 오버워치라는 게임을 통해서 관심을 갖게 된 이 이야기였지만 앞으로는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볼까 합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결혼을 하게 된다면 아내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고, 딸을 낳는다면 그 딸이 겪을 일일 테니까요.

[미친화가의노래]2. 뻔데기였던 나비는 나비로써 죽은 뒤에 더욱 아름다웠다. 취미활동

'드르륵 드르륵'

 마우스 휠을 굴리며 시시껄렁한 인터넷 언론사들의 기사를 읽으며 오후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요즘 한참 유명세를 타고 있는 걸그룹 멤버의 연애 소식이 가장 흥미진진하고 볼만한 기사였다. 이런 가십거리가 가장 볼만한 이야기 인것 같았다. 세상은 재미 없게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띠롱'

 문화부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가 메신저를 통해 출처도 정체도 알 수 없는 링크를 보내왔다.

 [우진]더러운 세상아! 어쩔테냐 님의 말 :  
     http://www.newsnewsnews.com/today/51654973541849874.php
 나 의 말 :  
     ?
 [우진]더러운 세상아! 어쩔테냐 님의 말 :  
     비운의 천재 탄생 ㅋㅋㅋㅋ

 링크를 누르자 문화계의 시시콜콜한 사건들을 수필 형식으로 기고하는 좀 특이한 형태의 언론사의 기사였다. 어떤 무명의 신인 작가가 사망 후 그 어머니가 죽은 아들을 위해 인사동에 작은 겔러리 빌려 아들의 작품 전시회 했는데 그 중 한 작품의 감정가가 10억을 호가 한다는 소식이었다.

 대체 어떤 기준으로 무명의 신인 작가의 작품이 10억의 감정가를 받을 수 있었을까. 그들의 기준은 나 같은 사람은 절대 이해 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기사에는 그 작품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미술학계에서도 열광할 정도의 작품이라는 사실도 함께 언급했다. 기사에는 그 작품의 사진이 첨부 되어 있었다. 수확기의 들어선 논 같은 금색과 개나리 색에 가까운 노란색 중간쯤 되는 색 바탕에 흐릿하게 그려진 기둥인지 빌딩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실루엣과 나비로 보이는 검은 그림자들이 곳곳에 그려져 있고, 앞쪽으로는 8분음표와 16분 음표 몇개가 물에 흐르는것 같이 구겨진 느낌으로 그려진 그림이었다. 대체 어떤 부분이 10억의 가치를 갖고 있는것인지 이해 할 수가 없었지만, 한가지 알 수 있었던 것은 그림에서 뭔가 암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보면 볼 수록 더욱 우울해 지는 느낌이랄까.

 나 의 말: 
     뭐야 이건? 피카소야?
 [우진]더러운 세상아! 어쩔테냐 님의 말 :  
     강 이라는 작가인데, 지난달에 너네 동네 어떤 남자 자살 했다고 안했냐? 이거 그 사람이야
 나 의 말: 
     잉? 뭔소리야? 이 그림 작가가 강형이라고? 넌 어떻게 알았는데?
 [우진]더러운 세상아! 어쩔테냐 님의 말 :  
     선배 하나가 경찰청 출입 기자거든, 그 선배가 그러던데?
 나 의 말: 
     헐.. 장난 아니네. 이거 팔렸데?
 [우진]더러운 세상아! 어쩔테냐 님의 말 :  
     아니, 그 엄마라는 팔고 싶지 않다 그랬다나봐. 그냥 화가가 되고 싶었던 아들 개인 전시회를 해 주는게 목적이라나. 암튼 뭐 장난 아니지 않냐? ㅋㅋ
 나 의 말: 
     대박.. 우리 엄마 였으면 팔았을텐데..ㅋㅋㅋ 근데 신기하다 이게 강형 작품이었다니 ㅋㅋ

신기했다. 무명의 신인의 작품이 이런 평가를 받는 다는 것도 신기했고, 그 작품의 작가가 얼마전에 우리 동네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의 주인공이라는 것도, 게다가 내 10년에 가까운 서울 생활의 첫 동네 친구였던 강형의 작품이라니. 멍하니 모니터속에 떠 있는 강 이라는 이름을 갖고 외롭게 생을 마감한 작가의 그림 '미친 화가의 노래' 가 고고한 자테를 풍기며 날 바라보고 있었다.

 

[미친 화가의 노래]1. 반짝이는 마지막은 외로움과의 싸움 취미활동


계단 창살 사이로 정복 차림의 경찰 몇과 사복 형사 두어명이 좁은 화장실 문 근처를 서성이며 사진을 찍고, 조잘거리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남자의 죽음을 발견한 전 회사 동료는 형사에게 발견 당시에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듯 했다.

"불이 켜져 있어서 문을 두드렸는데 반응이 없더라고요. 그 친구 빈 집에 방마다 불을 켜 두고 그럴 친구가 아니거든요"

"그렇군요. 그럼 도어락 비밀번호는 어떻게 하셨나요?"

"집에 자주 놀러 오고 했었어요. 그 친구가 직접 비밀번호도 알려 줘서 알고 있죠. 근데 혹시 제가 용의자 같은 뭐 그런건가요?"

"그런건 아닙니다. 최초 발견자기 때문에 참고인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저희 감식반에서도 당연히 자살.. 아, 조사를 해 봐야 겠지만 지금 상황으로써는 특별히 누군가를 용의자로 지목 할 수 없는 상황이거든요. 혹시 모르니까 경찰서에서 전화가 가거나 서에 오셔야 할수도 있으니 협조 부탁 드립니다."

형사의 표정은 밝지도 어둡지도 않았다. 지극히 사무적인 표정과 말투였다.

서울 한 복판이지만 시골과 비슷한 분위기의 동네에서 생긴 소란이었다. 평소에 잘 보이지 않던 빨간 벽돌집 윤이 할머니네 대학생 손녀도 궁금한지 창문 너머로 빼꼼 내다보며 쉴틈 없이 휴대폰에 무언가를 열심히 쓰고 있었다. '헐 대박' 따위의 단어를 섞어가며 친구들, 남자친구, 선 후배에게 눈 앞 현장에 대해 퍼 나르는게 분명했다.
알람과 카드 사용 문자만 날아오는 내 휴대폰을 슬쩍 꺼내봤다. 밤 9시 언저리. 이런 소란이 없었다면 개미 숨소리라도 들릴 정도로 조용하던 우리 마을에 시끄러운 일이 생겼다. 무료한 주민들에겐 한동안 안주꺼리로 삼을 일임이 틀림 없었다.

'번쩍'

카메라 플래쉬가 터졌다. 경찰이 두리번 거리며 플래쉬가 터진 곳을 찾고 있었다. 탁- 하고 황급히 창문 닫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윤이 할머니네 손녀가 실수로 플래쉬가 터지게 사진을 찍은 모양이었다.

"사진 찍으시면 안됩니다. 방금 사진 찍으신 분 지워주세요. 사진 유포 하시면 법적으로 문제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의경 하나가 소리쳤다. 닫겨 있는 윤이 할머니네 집 창문 너머로 검은 그림자가 기웃 거리는 것이 어렴풋이 보였다. 많이 놀란 모양이었다.

남자의 방 한켠이 조금 보이는 좁은 창문 너머로 건너편 집 건물 흔들거리는 계단 난간에 메달린 중년의 여인네들의 대화가 들렸다.

- 백수라며?
- 화가라던데?
- 아니 뭐라드라.. 주식? 뭐 그런거 하던 사람이라던데
- 맨날 면도도 않고 우리집에 담배랑 라면 사러 드나들다 요 며칠 안 보인다 했더니만..
- 아니 그럼 저 총각 짐은 어떻게 되는거래?
- 가끔 애미가 왔다 가던데 가지러 오지 않겠어?
- 쯧쯧.. 뭐 그리 급해서 부모보다 먼저 갔데?

"아 조용히 안해? 사람이 죽었는데 뭐가 그렇게들 신났어?"

집 주인으로 보이는 노부부가 심통이 가득 난 표정으로 건물 밖에 자리잡고 있다가 아주머니가 빽 소리 질렀다.
사람이 죽었다고 하면 떨어질 집값을 걱정하는 것인지 비명횡사한 2층 총각의 죽음을 애도 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다. 아주머니가 소리지른 후 일대는 잠시 조용해졌지만, 금세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는듯이 웅성웅성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집의 바깥 주인이 엉덩이를 툭툭 털며 자리에서 일어나 가슴팍에 꽂아 두었던 담배갑에서 담배 한가치를 꺼내어 물었다.
한 손으로는 빈 담배갑을 꾸기고 다른 한손으로는 라이터를 찾는듯 주머니를 더듬었다. 옆에 팔짱을 끼고 아무말 없이 서 있던 이웃집 박씨가 라이터를 건냈다.

"여기 있수. 조형"

집 주인 손에 들어 온 라이터는 부싯돌을 몇번이나 굴린 뒤에야 힘겹게 불이 붙었다. 쭈글쭈글하고 까칠한 왼손으로 바람을 막아 힘겹게 불을 붙이고는 박씨에게 라이터를 던지듯 건냈다.

"거 얼마나 한다고 잘 되지도 않는걸."

박씨는 라이터를 건내받아 부싯돌을 몇번이나 굴려 보았다.

"이상하네 잘 됐는데"

담배 불을 붙인 집주인은 한숨인지 담배 연기인지를 뿜어대며, 정신 없이 사람들이 오가고 있는 자신의 집을 바라봤다.

좁은 골목을 힘겹게 뚫고 들어온 구급차가 남자의 집 앞에 꽁무니를 들이밀고 멈춰서자,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며 구급대원 셋이 들것을 들고 내려 남자의 집 계단으로 올랐다. 좁은 집 안에 있던 경찰들이 구급대가 도착하자 썰물 빠지듯 문 밖으로 밀려 나왔다. 수경쯤 되어 보이는 의경 하나가 골목 어귀에 길을 막고 있는 사람들에게 구급차가 나갈 길을 막고 있으면 어쩌냐며 비키라고 소리를 질렀다. 골목 입구를 막고 있던 사람들은 쭈뼛거리며 조금씩 길을 만들었다.

- 당장 나갈 것도 아니면서 뭘,

어디선가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남자의 시신 수습이 오래 걸리는지 들것을 들고 들어간 구급대는 한참이 지난후에야 하얀 천으로 덮어진 남자의 시신을 들고 집을 빠져 나왔다.

"얌마 똑바로 안들어?"
"죄송합니다."

들것에 시체를 싣고 계단을 내려오며 고참으로 보이는 구급 대원이 앞에 서 있는 신참 대원에게 쿠사리를 줬다.

"높이 들어 새꺄."
"알겠습니다."

들것을 든 구급 대원들이 계단에 다 내려오자 뒤쫓아 내려오던 구급대원이 훌쩍 뛰어 구급차 뒷 문을 열고 차에 냉큼 올라 타 들것 받침을 밀어 내렸다. 앞에서 들것을 들고 있던 신참 대원이 들것의 끝을 받침에 올려 놓고 잽싸게 들것 뒤쪽으로 이동해 끙 소리를 내며 힘껏 밀었다. 앞쪽이 제대로 받침에 걸쳐지지 않았는지 덜컹 거리며 들것이 흔들렸다. 그 충격에 들것 바깥으로 피와 물에 축축하게 젖은 거즈로 둘둘 말린 남자의 팔이 툭 떨어졌다. 구급차에 먼저 타 있던 구급대원이 들것 바깥으로 떨어진 남자의 팔에 손가락질을 하며 육두문잘르 섞어가며 소리치자 뒤에서 들것을 밀던 신참 구급대원이 남자의 팔을 들것 안으로 팽개치듯이 집어 넣었다. 트렁크에 짐짝 싣듯 시신을 실은 구급차는 부릉- 하고 시동을 걸었다.

분명 일간지 구석 어딘가에 손바닥 크기만도 못하게 실릴 매일같이 일어나는 도시의 사소한 사건 중 하나가 되어버릴 남자의 자살. 외롭게 죽은 남자는 많은 사람들에의 기억에서 쉽사리 지워질 것이다. 왠지 남자가 안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으로만 봐 오던 청년 고독사 뭐 그런건가 싶었다. 잠시 내 처지를 생각했다. 고인이 되어버린 사람에게 쓸데없는 동정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남자의 시신을 수습한 구급차가 골목을 빠져 나가며 몰려 들었던 사람들이 슬금 슬금 자리를 피했고, 사람들에게 밀려 움직일 때 마다 손에 쥐어진 검은 비닐 봉지에서는 소주병이 부딛치며 딸랑 딸랑 소리를 냈다. 마치 떠나는 남자의 마지막을 축복해 주는 아름다운 종소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해가 넘어간지 오래지만 남자가 살던 집 주변은 떠나는 구급차와 경찰차의 정신 없이 반짝이는 사이렌 빛 때문인지 대낮 같았다. 남자의 다음 생은 남자의 마지막 처럼 반짝 반짝 빛나고 밝았으면 생각했다.


1 2 3 4